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들 말합니다. 비중을 따지자면, 선발투수라고 할 수 있지만 경기는 선발투수 혼자 이끌어갈 수 없습니다. 144경기를 하는 6개월여간의 대장정속에서는 말이죠. 팀이 잘 운영되려면, 선발투수와 중간계투, 그리고 마무리투수의 조화가 잘 이뤄져야 합니다. 이기는 경기에서 필승조와 마무리가 차례로 나와서 리드를 지켜줘야 소중한 1승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선발과 마무리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중간계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이 되고 있습니다. 이 중간계투들이 표면적으로 올릴 수 있는 기록이 바로 '홀드'입니다. 시즌이 끝나고 연말 시상식에서 '홀드'부문 시상도 하고 있습니다.
2023 시즌 KBO리그 홀드왕은?
올해 홀드 순위를 살펴보면, 신인과 베테랑들의 치열한 싸움이 눈에 띈 한 해였던 거 같습니다. 전체 1위는 32홀드를 기록한 KT의 박영현 선수였습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볼끝이 살아있는, 전성기 때의 오승환을 연상캐하는 무브먼트를 선보이면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표정변화가 없는 것도 '돌부처'로 불리는 오승환 선수 같았습니다.
올시즌까지 몇년동안 KT의 마무리투수였던 김재윤 선수가 FA로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KT의 마무리가 공석이 되었는데 그 자리를 메워줄 수 있는 1순위 선수가 박영현 선수라 생각합니다. 이 선수가 있었기 때문에, 김재윤 선수에게 올인을 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요?
2023 시즌 홀드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1위인 박영현 선수의 뒤를 이은 선수는 1984년생으로 최고참 투수에 속하는 SSG의 노경은 선수입니다. 30홀드를 기록했습니다. SSG의 경기를 즐겨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중요한 승부처에는 노경은 선수가 등판하였습니다. 마무리투수였던 서진용선수 앞에는 항상 노경은 선수였습니다.
3위는 NC의 김영규 선수와 두산의 김명신 선수입니다. 김영규 선수도 앞으로 NC의 마무리를 맡을 수 있는 재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구위도 훌륭했습니다. 2000년생으로 나이도 어린 편인데,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병역특례까지 받게 되어, 야구만 꾸준하게 잘한다면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산 김명신 선수도 작년부터 10홀드를 기록하면서 두각을 나타내더니, 올해는 작년의 2배를 뛰어넘는 24 홀드를 기록하며 팀을 대표하는 필승조가 되었음을 알렸습니다.
시대에 따라서 달라지는 투수의 역할
1980년대에는 구원투수라는 말이 많이 쓰였습니다. 구원투수는 선발 뒤에 나오는 투수를 말했는데, 요새는 잘 쓰이지 않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미들맨, 셋업맨, 중간계투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셋업맨은 '필승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기는 경기에 올라와서, 경기를 지키는 선수들입니다. 각팀에는 팀을 대표하는 필승조들이 있습니다. 위에 설명드린 것과 같이, 올해 KBO리그 홀드순위에서 상위에 위치한 선수들이 바로 필승조라고 불리는 선수들입니다.
대표적으로 2010년초 삼성왕조를 이끌었던 필승조로는 안지만, 정현욱, 권혁, 권오준 선수가 있습니다. 이 선수들은 9회 오승환 선수 이전에 등판했던 선수들인데, 모두 하나같이 강력한 구위를 뽐냈습니다. 당시 삼성은 5회 이후 리드를 가져가면, 절대 지지 않는 팀이기도 했습니다. 역전하기가 너무 어려운 팀이었죠.
삼성왕조 이전은 바로 김성근감독이 이끌었던 SK입니다. SK왕조시절에도 훌륭한 투수들이 많았습니다. 마무리 정대현 선수를 필두로, 정우람 윤길현 송은범 채병용 등이 떠오릅니다. 특히 정우람 선수는 이중에서도 비중이 높았었습니다.
사실 2000년대 이전에는 '홀드'라는 기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들맨, 중간계투 등으로 나온 투수들은 아무리 잘던지고 경기를 지키는 역할을 하여도 남는 것은 이닝수와 방어율뿐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이기는 경기에 나와서 리드를 지키고 나가면 '홀드'가 주어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2000년 이전에는 중간투수들을 평가하는 잣대가 부족했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봉협상등을 할 때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KBO 통산 홀드 순위는?
2010년대초는 아까 말했던 거와 같이, 삼성 라이온즈의 시대였습니다. 그중 돋보였던 중간계투, 필승조 안지만 선수가 역대 홀드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안지만 선수는 당대 최고의 중간계투로서, 2014년에는 FA로 4년 총 65억 원이라는 불펜 최고계약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액수가 보여주는 것만큼, 안지만의 실력에는 의문부호가 따르지 않았습니다. 이후 도박파문으로 아쉽게 기록이 중단되기는 했지만, 그렇지만 않았더라면 지금도 노경은 선수처럼 활약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위는 안지만과 함께 삼성에서 활약하다가, FA때 한화로 이적하고, 마지막에는 두산으로 갔다가 은퇴한 권혁 선수입니다. 권오준 선수와 더불어서 '쌍권총'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왼손 파이어볼러였습니다.
3위는 LG에서 활약중인 진해수 선수입니다. 진해수 선수가 기아에 있을 때는 솔직히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기아팬인 저는 당시 진해수 선수가 나오면, 항상 불안에 떨었었습니다. 이후, SK로 이적했고 제구와 구위가 예전보다 나아지면서 홀드기록을 차곡차곡 쌓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19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작년과 재작년만 하더라도 원포인트 트로 중요승부처에 자주 등판하면서 팀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4위는 통산 1,004경기에 출장하면서 이 부문 역대 1위를 달리고 있는 고무팔, 철완 정우람 선수입니다. SK시절에는 마무리 정대현 선수앞에서 홀드를 많이 기록했고, 한화에서는 수년간 마무리로서 세이브를 많이 기록했습니다. 세이브 숫자도 197개를 기록 중입니다. 이닝수는 현재 977과 1/3이닝인데, 플레잉코치로서 경기를 뛰는 2024 시즌에 통산 1,000이닝을 돌파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순위 | 이름 | 팀 | 홀드 |
1 | 안지만 | 삼성 | 177 |
2 | 권혁 | 삼성, 한화, 두산 | 159 |
3 | 진해수 | 기아, SK, LG | 152 |
4 | 정우람 | SK, 한화 | 145 |
5 | 류택현 | LG | 122 |
6 | 정대현 | SK, 롯데 | 121 |
7 | 김상수 | 넥센, 롯데 | 120 |
8 | 이상열 | 현대 | 118 |
9 | 강영식 | 롯데 | 116 |
10 | 이동현 | LG | 113 |
시즌 최고 홀드 기록은?
2019년 키움에서 김상수 선수가 기록한 40홀드입니다. 총 67경기에 출장하여 방어율 3.02를 함께 기록했습니다. 현재는 롯데에서 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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